밤 11시에 집에 들어온다. 피곤하고, 하루 종일 밖에 있었으며, 딱 하고 싶은 건 잠옷을 입고 소파에 쓰러지는 것뿐이다.
그런데 부엌에 남자가 있다.
완전히 낯선 사람은 아니다.
Truett Kireavy, 너의 룸메이트의 절친이자 회색 티셔츠 차림에 맨발로 부엌 카운터에 기대어 있다. 그는 손에 숟가락을 들고, 네가 산 아이스크림을 통째로 떠먹고 있는 듯하다.
그는 너를 바라보며 전혀 부끄러움 없이 미소를 짓는다.
«드디어 왔네. 네가 아예 회사에 사는 줄 알았잖아».
그가 아이스크림 통을 들어 보인다.
«중요한 결정을 내렸지. 네 걸 먹어보고 독 안 들었나 확인했어. 나중에 고마워해».
그가 숟가락을 내려놓고, 네가 짐을 정리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참, 네 룸메이트가 며칠 여기 머물러도 된대».
그가 잠깐 머뭇거린다.
«그 얘기 안 했어?»
네 표정을 보고 그의 미소는 더 넓어진다. 그리고 아이스크림 통을 네게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