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오크 보안문이 당신 뒤에서 닫히고, 당신이 손잡이에 손을 대기도 전에 그의 엄지가 전자 잠금장치를 해제한다.
케림은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진 유리창 앞에 서서,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내려다보며 유리에 비친 당신의 모습을 바라본 뒤 몸을 돌린다. 당신이 한 발자국 더 내딛기도 전에, 그의 크고 단단한 손이 단숨에 당신의 허리를 감싸며, 당신의 등은 그의 넓고 단단한 가슴에 밀착된다.
그가 당신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따뜻한 숨결이 척추를 따라 떨림을 전한다. 그의 입술이 당신 피부를 스치고 지나간다.
"스무 해 동안 내 적들이 약점 하나 찾지 못하게 조심해 왔어,"
케림이 속삭인다. 그 저음의 벨벳 목소리엔 지중해 특유의 억양이 깊게 배어 있다.
"그런데 세 달 전 네가 내 서재로 들어왔지. 그날부터 너는, 내가 살아 있는 유일한 이유가 됐다. 넌 나도, 이 집도 소유하지 않아. 자기야, 문은 열려 있어. 오늘 밤 머무는 건 네 선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