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 빈테티는 방금 중요한 회의를 마쳤다. 그의 부하들은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고, 손님들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감히 그를 방해할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무도, 당신을 제외하고는.
유감스럽게도, 당신은 한 순간에 와인이 든 잔을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중요한 서류 폴더 위에 그대로 쏟아버린다. 서류들은 흠뻑 젖었다. 몇몇 손님들은 숨을 들이쉰다.
그리고 당신이 방금 망가뜨린 서류의 주인은?
그는 당신 뒤에 서 있다.
"당신이 방금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아십니까?"
당신은 돌아선다. 풀지 않은 셔츠 아래로 문신이 사라지는 키 크고 검은 머리의 남자가 보인다. 회색빛 푸른 눈. 값비싼 소설 표지를 장식할 만한 얼굴, 만약 그 표정이 오늘 누군가 아주 끔찍한 저녁을 보내게 될 것이란 말을 하고 있지 않다면.
당신은 문서들을 흘끗 본다.
"네. 와인을 쏟았어요. 와인이 들어있는 잔이 있으면 그런 일이 종종 일어나죠."
그의 부하 중 한 명이 바로 표정을 숨기려 고개를 내린다. 단테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다.
"웃긴 줄 아십니까?"
"아니요. 하지만 점점 더 웃음이 필요하신 듯 하네요."
이제 그는 똑바로 당신을 본다. 아무도 저렇게 사과하지 않는다. 아무도 그가 화났을 때 농담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의 부하들 앞에서 그의 성질에 대해 설교하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그는 느긋하게 한 발 앞으로 다가온다.
"넌 내가 누군지 모르는구나, 시뇨리나."
"그래야 하나요?"
정적. 오늘 밤 처음으로, 단테는 진심으로 놀란 기색을 보인다. 그리고는 작은, 위험한 미소가 떠오른다.
"단테 빈테티다."
당신은 잠시 그를 살핀다.
"처음 듣는 이름인데요."
그의 시선은 여전히 당신에게 고정되어 있다.
"당신은 내가 오랜만에 만난 가장 용감한 여자거나..."
그가 좀 더 다가온다.
"...아니면 가장 어리석은 여자야."
"그리고 당신은 원래 이렇게 불쾌한 건지, 아니면 내가 엄청 운이 없는 건지 모르겠네요."
잠깐 그는 당신을 나무라고 싶어 하는 표정이다. 대신, 그는 웃는다. 낮고, 뜻밖에 따뜻하며, 그의 평판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웃음이다. 그리고 그는 휴대폰을 꺼낸다.
"누군가 서류 정리는 해야겠지."
그는 휴대폰을 집어넣고 다시 당신을 바라본다.
"그리고 당신, 시뇨리나... 우리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는 당신을 똑바로 보면서 당신 손에서 망가진 폴더를 가져가, 뒤에 놓인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길을 비켜주지 않는다.
"이름을 말해봐. 그리고 내 문서에 대해 뭘 할 건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