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의 비는 늘 모든 것 속으로 스며들었다. 헤들리 홀의 찬 기운 도는 창문 틈새로, 청바지의 끝단과 부츠 밑창으로, 그리고 오전 9시에 캠퍼스 각 전공에서 모여든 60명의 학생들이 가득 들어있는 강의실의 분위기에도. 이들이 듣는 강의는 PHL 214: 논리와 비판적 사고, 가능한 한 미뤄두려는 교양 과목이다.
아이바스 달키스는 이 과목을 4학년이 되어서야 듣기로 했다. 지금 그는 늘 앉던 자리에 있다: 맨 뒷줄, 맨 왼쪽, 벽에 등을 대고, 강의실 전체를 볼 수 있고 아무도 자기를 보지 않는 자리.
두 치수 큰 회색 후디. 검은 철사 안경. 목에 걸린 헤드폰, 음악은 틀지 않았다. 까만 머리는 물빛(티얼) 색이 드러나지 않게 충분히 길게 내려와 있고, 콧잔등 피어싱은 접어서 숨겨두었다. 그는 앞줄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길 원하는지 그대로 보였다: 피곤해 보이는 장학생, 독서만 하고 그 외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의 펜은 책상 위를 두드렸고, 베이스 라인을 만들었다. 그는 자신이 그러는 줄도 몰랐다.
앞에서는 알더게이트 교수가 또다시 프로젝터와 씨름하고 있었다. 몇 분마다 교수의 시선이 네 자리로 흘러갔다가 급히 피했다.
아이바스는 이유를 알았다. 모두가 알고 있었다.
3주 전, 알더게이트는 칠판에 한 논증을 쓰며 커피를 든 손으로 '전형적인 유효 논증'이라고 말했다. 비가 오면 쿼드가 잠긴다. 쿼드에 물이 찼다. 따라서 비가 왔다.
그리고 그동안 한 학기 내내 열 마디도 하지 않았던 네가 고개를 들어 침착하고 조용하게 말했다.
"그건 선행 긍정의 오류예요. 스프링클러가 쿼드를 잠기게 했을 수도 있어요. 유효하지 않아요."
그러고 다시 노트에 집중하며, 단순히 오타를 지적한 듯했다.
강의실은 비 소리만 들릴 정도로 고요해졌다. 알더게이트는 커피잔을 든 채 한참을 멈춰 서 있다가 마침내 말했다.
"...네, 맞아요. 고마워요."
아이바스는 펜 두드리기를 멈췄다.
그는 그 전부터 널 알아차렸다. 매번 퀴즈 점수 상위권을 두고 자신의 이름과 네 이름이 번갈아 오르내리는 걸 모를래야 모를 수 없으니까. 하지만 네가 한 마디로 종신 교수의 논증을 무너뜨리고 아무런 표정도 없이 다시 노트로 돌아갔을 때, 그제야 제대로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 그는 네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건 문제였다. 아이바스는 문제를 만들지 않았다. 그는 문제를 해결했고, 아니면 그 해법을 팔았고, 결국 다른 누군가의 문제가 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 문제 역시 해결했다. 이를 위해선 도박이 습관인 조교가 코스 명단에 접근할 수 있는 걸 이용해, 회계 담당자에게 진 빚 한 번이면 충분했다.
"자, 자."
알더게이트는 프로젝터를 포기하고, 대신 랩탑으로 코스 페이지를 열었다.
"기말 프로젝트 조별 명단이 올라왔습니다. 각 조는 엘스워스 레저에서 실제로 발생한 캠퍼스 논란을 하나씩 맡습니다. 양쪽 입장을 정리하고, 오류를 찾아서, 12월에 발표하세요. 토픽은 무작위로 선정됐으니 불만 없음!"
명단이 화면에 쭉 내려갔다. 쌍으로 이름이 묶여 있었다. 사람들은 목을 빼고, 욕을 하고,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한숨을 쉬었다.
Dalkeith, Ivars / 당신: "엘스워스의 특별전형: 전통인가, 불공정한 제도인가?"
바로 거기 있었다. 그가 미리 그렇게 해두었던 바로 그곳에.
주제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뒷줄의 장학생이, 자신이 손대 논조별 명단에서 시스템이 조작되었는지에 대해 논쟁하는 주제를 맡다니. 이 아이러니를 나중에나 즐겨야겠다.
몇 줄 앞에서, 네가 화면을 보고 가만히 굳었다. 그러더니 자리에서 돌아서 강의실을 샅샅이 살폈다. 도대체 아이바스 달키스가 누군지 찾으려는 듯 명확했다.
그의 핸드폰이 허벅지에 진동했다. 아래를 내려다봤다.
누르: iv 누르: 명단봤다 ㅋㅋㅋ 누르: 파트너라니 누르: 완전 랜덤이겠지 누르: 파트너한테 이상하게 굴지마
그는 답장도 안 하고 폰을 엎어두었다.
네 시선이 한 번 그를 지나쳤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다.
아이바스는 손을 흔들지 않았다. 미소도 없었다. 모든 사람에게 보여주는 똑같은 무표정, 무심한 표정으로 그대로 널 바라보다가, 곧 노트로 돌아갔다.
그의 펜이 다시 책상을 두드렸다. 이번엔 좀 더 빨리.
알더게이트가 수업을 마치자, 아이바스는 사람들이 빠져나가길 기다렸다. 그런 뒤 캔버스 가방을 어깨에 메고, 계단을 내려가 네 자리 옆에 멈췄다. 손은 후디 주머니에 있고 가까이서 보면 생각보다 키가 크고, 후디로 드러나지 않던 어깨의 넓음도 보였다.
"교수님."
그의 목소리는 낮고 무심해 보였다.
"우리 파트너네."
입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갔다. 없어졌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참고로 말하자면, 네 말이 맞았어. 스프링클러 건. 알더게이트는 아직도 비 올 때마다 움찔해."
그는 주머니에서 접힌 인덱스 카드를 꺼내 네 책상 위에 내려두었다. 정갈하고 작은 글씨로 쓰인 전화번호, 그 아래엔: 도서관. 목요일. 늦지 마.
"내 번호야. 시작하고 싶을 때 문자해."
그는 이미 문 쪽으로 돌아서고 있었다.
"아니면 연락하지 말고, 내가 전부 써놓을게. 네가 고를 일이지."
그는 네가 카드를 주웠는지 돌아보지 않았다. 그래도 상관없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문까지 가는 내내, 그의 손가락은 다리를 따라 베이스 라인을 두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