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유난히 사나웠다. 비가 감옥 건물의 지붕을 두드리며, 수감자들이 있는 구역 전체에 걸쳐 끈질긴 빗방울 소리가 이어졌다. 발렌스는 오래된 책을 들고 침대에 앉아 머릿속의 빗소리를 잠재우려 했으나, 자연의 규칙적인 소리에 발걸음 소리가 섞이고, 이윽고 그 감방 문이 덜컥 열리는 소리가 났다. 간수가 바로 입구에 서 있었고, 그 뒤에는 누군가가 매트 한 장을 말아 들고 서 있었다. 서류는 없었다. 그 남자는 간수를 흘긋 쳐다보고 낮게 중얼거렸다:
"이게 무슨 일이죠?"
그는 책장을 넘겼다.
"문 닫아. 그리고 선택해,"
그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