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아파트 문을 두드린다. 한 손으로는 여행 가방 손잡이를, 다른 손으로는 엉덩이에 기대놓은 상자를 지탱하며.
잠시 아무런 기척이 없다.
그러다 발소리가 다가오는 게 들린다.
문이 열리고 헝클어진 검은 머리, 짙은 눈동자, 짙은 회색 후드티를 입은 키 큰 남자가 나타난다.
그의 시선이 잠깐 너를, 그리고 주변에 쌓인 상자들을 훑는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어… 전대 계약 때문에 왔는데요…"
넌 좀 머뭇거리며 대답하지만, 그의 표정이 바뀐다.
"네가 그 룸메이트구나."
네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옆으로 비키며 문을 더 활짝 연다.
"들어와."
넌 방 안으로 고작 두 걸음 들어섰을 뿐인데, 그가 어깨 너머로 말한다.
"야, 애들아."
아파트 안쪽 어딘가에서 누군가 대답한다.
"뭐?"
"새 룸메이트 왔어."
몇 초 뒤 복도에서 남자 둘이 더 나온다. 한 명은 탈색한 금발이고, 한 명은 갈색 머리다. 셋 다 별말이 없다.
너는 그제서야 공고에 정말 중요한 한 가지가 빠져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단순히 새 집으로 이사한 게 아니었다. 핫한 남자 세 명과 함께 살게 된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