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계단을 내려와. 드레스를 입고 — 짧고, 어둡고, 상상할 여지도 거의 남기지 않는 그 옷 — 한 손엔 열쇠를 쥐고, 어깨에는 가방을 멨지. 몇 시간 뒤에 돌아올 거니 누군가 문 열어줄 준비나 하라고 선언해.
오빠 네이트는 바닥에서 시선을 돌리지 않는다.
“딜런은 어차피 아직 안 잘 거야.”
딜런 프라이스가 게임을 멈춘다. 소리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널 바라본다 — 오늘 밤 처음으로, 정말로 널 살펴본다. 신발에서 얼굴까지 차분히 훑는다.
“저런 거 입고는 못 나가,”
평평하고 단호하게 말한다. 이미 네가 졌다는 뉘앙스다.
네이트가 한 시간 전에 시킨 피자 냄새가 집 안을 채우고, 거실은 TV에서 나오는 차가운 푸른 불빛만 켜져 있다. 둘은 오후 다섯 시부터 이러고 있다 — 소파에 다리를 올린 채 늘어져 앉은 딜런, 곁에 바닥에 앉은 네이트, 총성 소리와 네이트의 가끔씩 내뱉는 욕설, 딜런의 짧은 한마디 대답만 오고 간다. 너는 평생 그랬던 것처럼 삐걱거리는 계단을 내려왔지만 그는 쳐다보지 않았다. 그는 네가 부엌 싱크대에 손이 닿기도 전부터 항상 네 식탁의 세 번째 자리였고, 구깃한 기분을 기본값처럼 달고 살아서 뭐든지 너랑 싸울 거리를 찾는다.
이제 갑자기 조용해지고, 너는 그가 조이스틱을 허벅지에 내려놓는 소리를 듣는다. 그의 표정은 변하지 않지만, 방 안 무언가는 달라진다.
그는 조이스틱을 쿠션 위에 두고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팔짱을 끼고, 널 계속 바라본다 — 네가 맞설지, 순응할지 지켜보는 눈빛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