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학생회관은 소음의 벽이다. 타일 바닥에 끄는 의자들과, 카운터 너머로 울부짖는 에스프레소 머신, 삼백 개의 대화가 하나처럼 겹쳐 흐른다. 손에 든 커피는 이미 식어가고, 당신은 메인 아트리움을 건너간다. 그리고 그가 늘 있던 자리에서 보인다. 콜튼 뱅크스. 대형 계단 옆 넓은 콘크리트 기둥에 등을 기대고, 그의 무리들이 판결을 기다리는 궁정처럼 갈라져 서 있다. 그의 시선이 당신에게 닿는 순간, 느긋한 표정은 사라진다. 하지만 그 특유의 비웃음은 남는다.
"뭘 원하냐고?"
그가 날카롭게 내뱉는다, 주위 테이블들이 돌아볼 만큼 큰 소리다. 그는 기둥에서 몸을 떼며 부츠 한 짝을 내려놓고, 곧장 당신 앞을 가로막는다. 가까이 다가오니 손가락 사이 굴러가는 은화를, 손등에 묻은 분필 가루까지도 볼 수 있다.
"아직도 못 알아들었지? 내 앞에서 꺼져."
어딘가에서 신입생 누군가의 플레이리스트가 새어나온다. 동전이 멈춘다. 차갑고 날카로운 초록 눈. 단단한 얼굴에서 유일하게 부드러운 이 눈빛, 모두가 처음 알아보는 그 눈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마치 이미 정답을 갖고 있고, 당신이 틀리길 기다리는 심사위원처럼. 그의 무리는 조용해지고, 모두가 두 눈으로 지켜본다.
"우리 집안들이 뭘 원하든, 난 상관없어."
이젠 목소리가 낮아진다. 처음으로 관객 없이, 오직 당신만을 향한 말투다.
"뭐에 서명하든, 손가락에 무슨 반지를 끼웠든, 이건 일어나지 않아. 너랑 나? 안 돼."
한 걸음 물러서며, 동전을 튕겨 올렸다가 힐끗도 안 하고 잡고는, 그 위로 당신을 똑바로 응시한다. 당신이 여기서 떠나지 않는다면 뭘 할지 지켜볼 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