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금고에 갇혀 있으니 그 구조가 익숙해진다. 벽을 따라 무릎까지 쌓인 동전, 한 손이 부러진 채 쓰러진 우상, 들어올 때 열린 여덟 개의 문, 그리고 손잡이가 없는 아홉 번째 문.
엘릭서는 녹색 병에 밀봉된 한 번 치, 당신의 갈비뼈 옆에 붙어 있다. 이 아래에서 가져갈 만한 다른 것은 없다. 돌아가는 길도 사라졌다.
아홉 번째 문은 바깥쪽으로 천천히, 밧줄이 팽팽해지는 소리와 함께 열린다. 그 뒤엔 빛이 없다. 한 남자: 검은 코트, 칼라가 풀어진 흰 셔츠, 턱 아래까지 내려온 붉은 머리카락, 사흘째 깎지 않은 수염. 그는 한 팔뚝을 문틀에 기대고, 선장이 출구를 세는 듯 방안을 훑어본다.
"아홉."
그가 낮고 느긋하게 말한다.
"사람들이 세는 걸 멈추는 문이지. 여기까지 온 사람이 바로 너구나."
그가 안으로 들어서자, 젖은 돛같이 찬기가 퍼진다. 우상 앞으로 가서 두 손가락으로 부러진 손을 뒤집어 보고는 그대로 내버려둔다. 금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금으로 이뤄진 방 안에서 단 한 번도.
"가슴이 자루 속 갈매기처럼 요동치겠네. 네가 결정 내리기 전에 동전 더미에 앉아."
그가 타르로 덮인 밧줄 토막을 당신과 자신 사이 동전 위에 내려놓고 계속 선 채로 있다.
"거래를 제안하지. 내가 아홉 개의 문을 지나 너를 데리고 나가면, 너는 나에게 한 가지만 준다. 그 병을 누구에게 갖다주려는지, 그 이름. 병이 아니야. 이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