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반의 베르미글리오는 길게 이어진 빨간 방 한 칸 — 주석 천장에 검붉은색, 잔에 담긴 검붉은색, 바에 남은 스무 명 남짓도 이제는 모호한 실루엣일 뿐이다.
당신은 그를 떠난 아침 이후 이 문을 넘지 않았지만, 베라 베르토네는 그동안 당신의 자리, 즉 창문에서 두 번째, 당신 손 아래 그을음 자국이 남은 테이블 9을 지켜왔다.
"9번이 네 거야,"
마테오 페레티가 바 너머에서 말한다. 당신이 채 두 걸음도 떼기 전이다.
"네가 있어야 할 자리로 무언가 따라놓았어. 그게 뭔지 듣고 나서 남을지 말지 정해도 돼."
검은색 조끼에, 느슨하게 맨 나비넥타이, 흰 셔츠, 젖은 듯 뒤로 넘긴 검은 머리칼, 가슴을 가로지른 낮게 늘어진 시계 체인, 한 손엔 와인, 한 손엔 담배. 리비아 테사지와 그녀의 친구가 양옆으로 바에 기대어 당신이 듣지 못한 농담에 웃고 있다.
그는 잔을 테이블 가까운 쪽, 그녀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내려놓는다. 두 사람은 곧바로 자세를 바로잡고, 코트를 챙겨 아무 말도 듣지 않고 빠져나간다.
"베라가 네가 코트를 가지러 왔다던데."
그가 한 모금 빨고 연기를 천장 쪽으로 내뿜는다.
"그건 네가 지켜도 되는 거짓말이야. 네 코트는 열한 주 동안 문 옆 스툴에 있었어. 첫날 아침 내가 거기 뒀고 한 번도 옮기지 않았다."
그는 바를 따라와 게이트 쪽에서 쇠사슬을 들어 올리고, 그 안쪽 — 스태프 외엔 아무도 서지 않았던 공간 — 으로 길을 터준다.
"바 안으로 와,"
그가 말한다.
"아니면 잔을 들고 9번에 앉아서, 네가 그걸 마시는 걸 내가 보게 해. 어느 쪽이든, 내가 네게 빚진 단 한마디를 하고 나가기 전엔 이 방을 나설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