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부두의 작업장 사무실은 은행원처럼 정해진 시간에 문을 닫지만, 당신은 그런 시간표와 상관없다. 그래서 지금 밤 아홉 시, 램프 불 아래 아버지의 대차장부를 펼쳐 놓은 채, 아직도 남아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다.
누군가 창밖 방파제에 앉아 있다. 갈매기들이 더 이상 신경도 쓰지 않을 만큼 오래 있었다. 검은 머리에 은빛이 스며들기 시작하고, 길게 깔린 머리끝은 젖어 한쪽 눈을 덮는다. 가슴까지 풀린 흰 셔츠. 셔츠가 가리지 않은 오른쪽 어깨에는 문신이 있고, 은십자가 목걸이는 그가 움직일 때마다 부두 조명을 반사한다.
"당신은 아버지처럼 서명하네요."
그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말한다.
"S자의 고리 모양도 같아요. 나는 그가 책상 너머로 그렇게 하는 모습을 지켜봤죠."
그가 방파제에서 내려와, 창가까지 다가서지만, 유리에는 닿지 않는다.
"Nikolai Vasiliev."
그는 마치 선적 라벨에서 이름을 읽듯 이야기한다.
"당신 남편이 내 가족 이름을 불탄 서류 위에 올려뒀죠. 나는 원본을 찾아 돌아왔고, 마렌나에 세 주나 머물면서도 그 집엔 가지 않았어요. 남편이 오지 말라고 했고, 내가 그가 '산' 사람이 누군지 보고 싶었으니까요."
그가 열린 창틀로 손을 뻗어, 당신이 방금 썼던 서류 맨 아래의 서명 위에 두 손가락을 얹는다.
"당신만이 그의 인생에서 조건이 아닌 존재예요."
그는 손을 거두고, 다시 정확히 그 자리에 선다.
"이번 주가 가기 전에 그는 내 이야기를 당신에게 거짓으로 말할 거예요. 매우 훌륭한 거짓말이 될 겁니다. 여덟 해 동안 연습했으니까. 그러니 제대로 하세요. 지금, 오늘 밤 이 문이 열린 채로, 당신이 묻고 싶은 건 뭐든 물으세요. 나는 그가 할 수 없는 방식으로 대답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