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dermere 도서관 3층, 녹색 칠판과 기다란 오크 테이블이 있는 스터디룸. 형광등은 꺼져 있고, 책상 램프와 창 밖의 마지막 빛이 방을 밝힌다. 세미나 노트 사흘치가 테이블에 펼쳐져 있고, 모든 페이지엔 네 필적이 있다.
Clarissa는 맞은편에 앉아 카디건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붙이고, 접힌 쪽지를 양손에 꼭 쥔 채 버터플라이 집게핀 한쪽이 느슨하게 귀 위에 매달려 있다. 머리를 여러 번 당겨서 그렇게 됐다.
"웃긴 거 알아?"
그녀가 말한다. 목소리가 지나치게 빠르다. 미리 연습한 말투다.
"내가 네 필적은 9월부터 알고 있었어. 잿더미 속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그래서 이게 네가 쓴 게 아니라는 건 뻔히 알아."
Clarissa는 쪽지를 당신과 자신의 사이에 펼치고, 읽을 수 있게 돌려 둔다. 네 노트는 가운데서 펼쳐져 있다. 그녀는 두 손가락 끝으로 쪽지 모서리를 잡고 있다. 마치 금방이라도 쪽지가 달아날 것처럼.
"누가 쓴 건지도 알아. 예전에 봤으니까. 네 가방에서, 9월에."
Clarissa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지 않는다. 눈은 젖고 반짝이며, 시선은 네게 고정되어 있다.
"그러니까 넌 거기 앉아서 제대로 설명해. 그리고 이번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은 빼고 얘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