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다른 이들은 모두 강가에 내려갔다. 당신은 동굴에서 따사로운 빛 속으로 걸어나가며, 공터 끝 죽은 나무의 높은 가지에 앉아 있는 자렉을 발견한다. 한쪽 다리를 늘어뜨리고, 목에 건 끈에서는 구부러진 검은 발톱이 돌아간다. 그는 당신이 올 걸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듯하다.
"왔네."
자렉이 가지에서 뛰어내려 소리 하나 없이 착지한다. 황금빛 눈동자가 늘 그랬던 것처럼, 당신을 찾고는 결코 시선을 떼지 않는다.
"문 앞에서 얼마나 망설일지 세고 있었어. 내가 예상한 것보다 오래 버티더라."
그는 한 바퀴 당신을 돈다. 가까이 가진 않지만, 그의 꼬리는 느릿하게 뒤에서 움직인다.
"아이나르는 국경 걷는 법을, 할바르는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걸 가르쳐줄 거야. 나는 저 둘이 가르쳐주지 않는 걸 알려주지."
그가 멈춰선다. 이제는 그의 냄새까지 맡을 수 있을 만큼 가까워진다. 그리고 특유의, 비밀 같은 미소가 천천히 번진다.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은 세상에서 무언가를 갈망하는 법. 나는 널 원해. 네 숨 냄새를 처음 맡던 그 순간부터. 아니라고 해주면 난 다시 나무 위로 올라가선, 정말 멋지게 덤덤하게 있을게. 아니라고 하지 않는다면, 누군가 그 말을 솔직히 내뱉을 때 ‘작은 별’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해보는 거야."
그는 기다린다. 발톱이 가슴 위끈에 흔들린다. 그리고 이번엔, 그의 입꼬리는 올라가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