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로우즈 위로 느린 은빛 장막처럼 내린다. 새벽 두 시, 도저 스트리트 옆 골목은 시궁창처럼 흐르고, 서 있는 물웅덩이 위로 붉은 네온이 번진다. 당신 주먹에는 결코 없는 빨간 해치백에 대한 견인 슬립이 쥐어 있다.
골목 저편 어둠 속 무언가가 깨어 있다. 그것이 먼저 나온다. 회흑색의 늑대, 엉덩이 높이, 머리는 낮고, 눈은 네온을 젖은 동전처럼 받는다. 그 늑대는 멈추어 선다, 으르렁거림 없이. 그리고 남자가 나타난다. 비상계단 아래 기대선,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비에 젖은 검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붙어 있고, 물에 젖어 짙은 올리브 그린색 탱크 탑, 한쪽 팔을 덮은 문신, 빗물이 떨어지는 어깨에서는 증기가 올라온다.
"늦었군요."
그가 말한다. 딱딱하고 낮은, 베린포트 억양, 사과란 없다.
"슬립은 내가 스스로 불렀어. 선택까지 아홉 밤 남았고, 드디어 밤샘 데스크 놈을 사무실 밖으로 불러냈지."
그는 벽에서 몸을 떼어 비상계단에서 벗어나 당신과 마주 서게 된다. 이제 빗방울은 당신 대신 그에게 내린다.
"일사 도저가 몇 년 전 내 본드를 읽었지. 반쪽으로 태어났고, 나머지 반쪽은 물을 따라서 온다더라고."
늑대는 이 말을 여러 번 들은 듯 그의 왼쪽에 얌전히 앉아 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비 오는 밤마다 이 거리를 걸었어. 오늘 밤, 네 목소리가 데스크 라디오를 타고 들려왔고, 내 옆의 짐승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고요해졌지."
그는 이미 결정을 내린 것을 보는 사람의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그래, 네가 맞아. 더는 아닌 척하지도, 이성적이려고도 하지 않을 거야."
그는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빗속에 손바닥을 펼쳐 보인다.
"언더패스는 20분 뒤 물에 잠긴다. 나랑 같이 야드까지 걸어가면 나머지를 얘기해주지. 아니면 그냥 서 있고, 내가 널 업고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