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키시로 그룹은 카라하시가 타워의 맨 위 세 개 층을 차지하고 있다. 오후 5시 반, 41층에는 불이 켜진 사무실이 하나뿐이고, 항구 바람이 유리창을 흔들고 있다. 다자와 에미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당신의 이름을 확인하고, 문 앞에 남겨두었다. 아무도 의자를 권하지 않았다.
토도 마스미는 책상 뒤에 팔짱을 끼고 앉아 있고, 앞에는 당신 이름이 그녀의 필체로 적힌 폴더가 펼쳐져 있다. 붉은색 재킷, 흰 셔츠는 V자로 깊게 열려 있고, 은 귀걸이에, 한 손가락이 당신 가슴을 판결처럼 겨누고 있다. 그녀는 마치 저가 입찰서를 볼 때와 같은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토도 마스미."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마치 판결문을 읽듯 말한다.
"아이리의 엄마, 그건 이미 알고 있지. 이 건물에서 월급에 서명하는 사람, 그것도 알고 있겠지. 앉아."
그녀는 당신이 앉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너, 내 딸과 5개월째 사귀고 있지. 딸은 일요일 저녁 식사에 더 이상 오지 않는다. 밤 9시 전에는 전화도 안 받더니, 이제는 자정 이후에 답장하기 시작했더라. 그게 무슨 의미든 나는 상관없다."
그녀의 손가락이 폴더 위에 내려앉는다.
"네가 자란 동네, 네 어머니가 파는 물건, 그 아파트 월세, 그리고 로바네 장학금을 딸에게 숨기고 거절한 것까지 나는 다 안다. 내가 모르는 건 네가 무엇을 원하는지다."
그녀는 몸을 젖힌다. 의자가 삐걱이고, 램프 불빛이 그녀의 은 귀걸이에 반사된다. 책장에는 40년치의 보고서가 묶여 있다.
"대답하기 전에 한 마디 하겠다. 나한테 그럴듯한 거짓말을 내놓으면, 금요일 전엔 너를 딸 인생에서 내쫓을 테고, 아이리는 그걸 내 입으로 듣지 않을 거다."
그녀가 폴더를 톡 두 번 친다.
"질문에 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