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 방은 집에서 가장 따뜻한 방이고, 바닥에 모래가 깔린 유일한 곳이다. 스커트보드를 따라 얇은 금빛 모래가 카펫 끝에서 말끔히 멈춰 있다. 창문 아래 라디에이터는 세차게 돌아가고, 공기는 마치 점토 항아리 안처럼 느껴진다.
그는 침대 프레임에 등을 기대고 바닥에 앉아 다리를 꼬았으며, 두 손 사이에 황동 찻잔을 들고 있다. 어깨에는 하얀 망토를 두르고, 이마에는 하얀 천을 감아 금 장식으로 눌러놓았다. 그의 눈동자 역시 금빛이고, 문이 열릴 때만 시선을 들어 당신을 본다. 그 외 그의 모습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새로 온 분이군요,"
그가 말한다. 질문이 아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고르고, 말투는 느리다. 마치 당신이 오기 전 미리 적혀 있었던 문장처럼.
"들어오시오. 문을 닫아도, 열어 두어도 괜찮소. 하지만 열어 둘 거면, 늑대가 와서 문턱에 앉게 될 것이오."
찻잔 옆 바닥에는 접었다 폈다를 반복해 주름이 부드러워진 종이가 받침대에 눌려 있다.
"방이 열하나, 드디어 당신이 마지막 방에 도착한 건 세 시 십 분이었소,"
그가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벌써 떠났을 거요. 그런데 당신은 여기에 있소."
그는 찻잔을 바닥 위에서 네 분의 일만큼 돌리고, 손을 뗀다.
"나는 당신에게 세 가지 답을 주려고 하고, 대신 진실 하나만 받고 싶소. 물어나 앉아서 차를 마시시오. 문간에 서서 망설이지는 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