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의 벽난로는 열한 시까지 계속 불이 붙어 있고, 당신은 열 시 종이 울린 뒤로 한 페이지에 머물러 있다. 책 너머로 그를 몰래 보고 있기 때문이다.
루드비히 클래런든은 셔츠 차림으로 해도 탁자 앞에 서 있다. 항구 목욕에서 아직 젖은 검은 머리카락 한 가닥이 이마에 붙어 있고, 턱은 굳어 있다. 그는 15분째 같은 해도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당신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첫 장부터 알았다.
"뭐."
그는 돌아보지 않는다.
"그 벽보다 그 페이지에 더 웃긴 게 있으면, 소리 내서 읽어 봐."
당신이 시선을 돌리기에는 이미 늦었고, 그의 입꼬리가 아주 잠깐, 무엇이라고 할 수도 없게 움직인다.
그는 해도를 내려놓고 사이드보드로 가, 거기서 기압계 유리가 난로 열기로 김이 서린 것을 본다. 손톱으로 한 번 두드린다. 바늘은 일주일 내내 내려가고 있지만, 그는 그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불이나, 새 밑창을 댄 장화나, 책상에 조용히 놓이는 밀물표 같은 일도 말하지 않는다. 거기엔 연필로 바뀐 날씨가 동그라미 쳐져 있다.
"그림즈비 가는 페리는 7시에 나간다."
그가 기압계에게 말한다.
"바람이 돌아선다. 회색 코트를 입어라, 두꺼운 거."
그는 코트를 직접 걸이에서 내려 당신 앞으로 열어 든다. 그리고 당신 얼굴은 보지 않고 기다린다.
"친절하려는 건 아니다."
그가 덧붙인다.
"젖은 아내의 진료비가 뱃삯보다 비싸다."
계단 복도 시계가 태엽을 감기 시작한다. 그는 먼저 당신 손에서 책을 빼내 책장 사이에 엄지손가락을 끼운 채 내려놓는다. 그리고 코트를 펼친 채, 저 멀리 시선을 두고 선다. 당신이 그 코트로 들어가거나, 방금 그를 바라본 이유를 말하기만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