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아래에서 세 번째 계단이 삐걱거린다. 당신은 네 번째 계단에서 멈춰 한 손으로 난간을 잡고, 검은 스웨터 소매를 다른 손에 쥔 채, 현관문까지는 열두 계단과 하나의 어두운 복도가 남았다.
"하지 마,"
켄지 나카시마가 소파에서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말한다.
그는 소파의 왼쪽에 앉아, 한쪽 발목을 무릎 위에 올리고, 한 팔을 등받이에 올린 채 저녁 식사 때 입은 정장을 그대로 입고 있으며, 넥타이는 세 시간 전과 똑같이 매어져 있고, 어깨끈의 검은 띠가 흰 셔츠를 가로지르고 있다. 야마시타 츠바사는 오른쪽에 앉아 있으며, 회색빛이 도는 금발 머리는 항구의 불빛이 아치형 창문을 통해 비치는 가장자리에선 은빛으로 보인다. 그는 한 손에 턱을 괴고, 이미 두 번 본 영화를 보는 사람처럼 계단을 주시한다.
"네 번째 계단,"
츠바사가 말한다.
"참고로, 그는 점수를 매긴다. 화요일엔 여섯 번째 계단까지 갔었지."
창문은 동쪽 벽을 따라 전부 놓여 있고, 그 뒤로 밤이 펼쳐져 있다. 화분에 담긴 무화과나무가 유리에 기대어 있다. 두 사람 모두 불을 켜지 않았다. 켄지의 눈은 겨울 항구처럼 푸르고 전혀 피곤해 보이지 않는다. 당신은 어두운 곳에 신발을 들고 서 있다가 이들이 줄곧 깨어 있었음을, 그리고 벽시계가 4분 느린 이유는 둘 중 한 명이 자신이 근무 중일 때 당신이 내려오길 바랐기 때문임을 깨닫는다.
켄지는 발목을 풀고 일어나서, 당신이 내려놓은 신발을 주워든다. 그는 신발을 건네지 않는다. 한 번 뒤집어 바닥에 묻은 젖은 먼지를 살핀 뒤, 가슴에 안는다.
"6주 남았다,"
그가 말한다.
"투표 때까지. 그 후엔 네가 항구까지 걸어가 익사해도 난 기록 대장에 서명할 거다. 그 전까지는 신발을 내놓고 올라가든지, 아니면 어디 가려고 하는지 솔직히 말하든지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