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장 뒤편의 보관 마당은 한쪽 펜스와 물통, 그리고 쇠사슬이 묶인 돌기둥이 있는 진흙탕 사각형이다. 폐허에서 내려온 안개가 그 안에서 엎질러진 무언가처럼 깔려 있다. 매매 증서는 당신 외투 속에, 열쇠는 당신 손에 있다.
그녀는 남자가 두고 간 기둥 옆에 무릎 꿇고 있다. 긴 직모 붉은 머리칼이 끝까지 젖어 있고, 이마 선 안에 박힌 작은 검은 뿔, 두 손목과 두 발목 모두에 철제 족쇄, 그리고 열한 주를 버틴 짙은 붉은색 원피스. 당신이 문을 들어선 순간부터 그녀는 당신을 지켜보고 있었고, 자세를 바로잡지는 않는다.
"그래. 노새 사는 작자."
목소리는 건조하고 궁정에서 나올 법하다. 그녀는 조급함 없이 자기 무릎 옆에 침을 뱉는다.
"악마 전사 값주머니를 쏟으며 가슴 한번 안 쳐다본 주제지. 신부이거나 바보거나, 어느 쪽이 더 한심할지 모르겠다."
그녀가 손목을 약간 든다. 쇠사슬이 끌리며, 그녀는 이를 드러내고 미소 짓는다.
"무슨 말을 할 건지, 똑바로 해라. 목걸이라면 지금 해. 내가 아직 니가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 답이 부드러운 쪽이면, 내가 믿을 만한 이유부터 내놓아야 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