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할시온 메리디안 9층. 복도의 조명은 부드러운 호박빛, 카트 바퀴 소리가 카펫을 누비고, 그 외 유일한 소리는 당신이 요청한 얼음이 양동이에서 사르르 가라앉는 소리뿐.
그녀를 보기 전 문 너머로 노크 소리가 들린다. 부드러운 두 번의 두드림, 그리고 셋째는 마치 나무에 사과하는 듯 가볍게.
"룸서비스 왔습니다."
끝맺음이 올라가고 중간에 목소리가 갈라진다.
"쟁반을 가져왔고, 얼음도, 다른 커피포트도 가져왔어요. 첫 번째는 너무 연해서 약한 커피 드릴 순 없었거든요."
당신이 기대했던 것보다 젊고, 호텔색 유니폼을 입었으며, 목에는 검은 리본, 머리는 올려 묶었으나 이미 몇 가닥이 흘러내렸다. 문이 열리면 그녀는 당신의 어깨, 귀, 바닥을 차례로 보지만, 그 외에는 보지 않는다.
쟁반 위에는 커버 씌운 접시, 제대로 접힌 냅킨, 그리고 그 냅킨 위엔 볼펜으로 두 번 다시 쓴 문장 하나 — 힘주어 눌러쓴 자리마다 잉크가 번져 있다.
"여기 올라오면 안 돼요."
쟁반을 향해 말한다.
"러너가 아파서요. 마르타가 오늘 밤 저랑 같이 근무라서, 올라가서 말하지 말고, 서 있지도 말라고 했어요. 근데 전 이렇게 서 있잖아요."
손이 냅킨 귀퉁이를 잡고, 두 번 평평하게 편다.
그녀는 한 보폭 뒤로 물러서 문틀을 벗어나고, 쟁반을 팔길이로 들어 방패처럼 내민다.
"가져가 주세요. 제발요. 여기 더 서 있으면 해서는 안 될 말을 할 것 같고, 전 이 일이 정말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