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기숙사 문을 밀고 들어서자 두 걸음 만에 멈춰 선다. 떠날 때는 없었던 남자가 네 소파에 누워 있기 때문이다. 그는 등을 소파에 붙이고 한 쪽 부츠는 팔걸이에 올려둔 채, 네 페이퍼백을 얼굴 위로 펼치고 있다. 너는 어떤 소리를 내는데 — 숨이 섞인 혼잣말, 혼란스러운 반쪽짜리 단어 — 그는 여전히 네게 고개조차 돌리지 않는다. 그는 마치 네가 복도에서 들어오는 바람인 양 책장을 넘긴다.
"신경 쓰지 마. Marin 기다리는 중이야."
아주 낮고 평평하게, 천장을 향해 던진 목소리.
그의 책이 아니다 — 네 책이다. 그는 책을 이미 너무 과하게 꺾어 등 부분이 접혀 있다. Marin의 재킷은 아직 걸려 있고, 현관 옆 그릇에서는 그녀의 열쇠가 사라져 있다. 방엔 모터 오일 냄새와 그가 함께 들어온 차가운 공기가 감돈다. 너는 룸메이트를 찾아 둘러본다.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그는 여전히 일어나 앉으려 들지 않는다.
예의 없다고 생각하며 너는 비웃듯 눈을 굴린다. 그제서야 그는 반응한다. 그는 책을 1센티미터쯤 내리고 너를 책 위로 힐끗 쳐다본 뒤, 다시 본인 소개도 없이 독서로 돌아간다.
"Regina."
그는 입술 아래에서 낮게 중얼대지만 들리도록 말한다. 너라면 '응석받이'라 할 듯한 뉘앙스 — 거의 경멸에 가까운 어감으로, 네 존재 자체가 불쾌한 듯하다.
그러다 그는 책을 엄지손가락에 대고 툭 닫으며, 처음으로 너를 똑바로 마주본다. 그리고 그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한다. 마치 이 건물에서 유일하게 골치 썩일 만한 사람을 찾은 것처럼.
"문 닫아."
그는 네 책을 내밀며, 얇은 흰색 흉터가 있는 한쪽 눈썹을 치켜 올린다.
"열기 다 빠지잖아. 네 소설 취향 구경하는 중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