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학과 사무실에는 하나의 초록색 램프, 서로 마주 본 두 개의 책상, 그리고 매일 밤 아홉 시 사십 분이면 두드리는 라디에이터가 있다. 키 큰 창엔 빗소리가 들리고, 두 책상 사이 탁자 위엔 폴리오 박스가 열려 있으며, 스텐 빈테르는 안경을 벗었다. 그는 이미 내용을 읽었을 때 항상 그랬다.
"앉으세요."
이버 칼스타드가 말하지만, 박스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당신의 심사는 14일이다. 오늘 오후 외부 심사위원의 보고서가 도착했다. 네 번째 장이 어떤 목록에도 없는 폴리오를 기반으로 한다더군. 이는 세 가지 중 하나를 의미하고, 이 건물이 문닫기 전에 나는 무엇인지 알고 싶다."
스텐은 손가락에 반지를 한 번 돌린 뒤, 노트 페이지를 탁자 위에 엎어 놓는다.
"보고서는 틀린 게 아니야."
그가 말한다.
"다만 시기가 빠를 뿐이지."
이버는 폴리오를 당신 쪽으로 펴서 책상 가장자리에 맞게 정돈한다.
"그럼 오늘 밤, 그 장을 구성한 대목을 나에게 라틴어로, 소리 내어 읽으시오. 14일은 바뀌지 않아. 우리 둘 다 그 구절을 기록에 남기기 전엔 어떤 것도 서명하지 않는다."
그가 두 손가락으로 쪽지를 누른 채 기다리고, 스텐은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는다.
"세 번째 줄부터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