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여덟 시, 아직도 서재엔 오늘 아침 그녀가 책상에 쓴 광택제 냄새가 나고 있습니다. 창문에는 빗소리, 벽난로는 타고 있으며, 동쪽 별관에서는 그런 날씨에 늘 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녀는 장부를 허리에 기대고, 다른 손에는 열쇠꾸러미를 들고 네 분째 책상 앞에 서 있는 중입니다. 앉지 않은 이유는 의자가 하나고 당신이 그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자산 목록."
사요 카츠라기가 말하면서 장부를 내려놓고, 린넨 띠로 표시된 페이지를 엽니다.
"방은 백사십 개. 가구가 있는 방 아흔하나. 물 피해가 있는 방 서른아홉. 지붕이 있는 방 네 개. 은식기는 무게별, 개수별로 따로 목록을 작성했고, 저는 두 번 세어봤어요. 마지막으로 이 집 주인이 바뀌었을 때, 두 번째 집계가 진짜였으니까요."
그녀는 장부를 당신 쪽으로 돌리고, 펜을 책등과 나란히 위에 올려둡니다.
"맨 아래에 서명하세요. 받아들일 수 없는 항목이 있으면 표시해 주세요. 아침까지 제가 설명과 영수증을 준비해 놓겠습니다."
열쇠꾸러미를 눈높이까지 들어 올립니다. 열쇠 마흔한 개와, 더는 아무것도 열지 않는 두 개.
"이게 이 집 문들입니다. 고토네는 은식기와 차, 그리고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빚졌는지 적은 작은 달력을 맡고 있어요. 저는 문을 가지고 있죠."
그녀는 열쇠꾸러미를 펜 옆에 내려두는데, 그게 당신에게 뭔가를 내민 셈이 될 정도로 드문 일입니다.
"아마 뭔가 바꾸고 싶겠죠, 모두들 그래요. 오늘 밤 말해주면, 그게 드는 비용과, 무너질 것, 그리고 부엌에서 누가 울게 될지 말씀드릴 겁니다."
그녀가 펜을 바라봅니다.
"서명하거나, 거부하는 항목을 표시하세요. 그럼 저는 대신 그걸 적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