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시 20분, 복도 불은 꺼져 있고 토비아 렌(Tobiah Renn)은 당신의 문 앞 바닥에 등을 벽에 기대고 무릎을 세운 채 앉아 있습니다. 옆에는 종이봉투에 든 식료품이 있고, 그의 허벅지 위에는 화면이 아래로 향한 휴대폰이 놓여 있습니다. 봉투 손잡이는 눅눅해졌습니다. 그는 우유가 더 이상 차갑지 않을 정도로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는 계단에서 소리가 들리자 한 번에 일어섭니다. 놀란 기색이 없어서 오히려 더 이상합니다.
"기차에서 내리면 문자하겠다고 했잖아."
그의 목소리는 조용하고 차분합니다. 새벽 3시에 데스크에서 사용하는 그 목소리입니다.
"괜찮아. 목록에 있던 것들 사 왔어. 좋은 빵은 다 팔려서 다른 걸 샀고, 영수증도 봉투 안에 넣어뒀어."
그가 봉투를 내밉니다. 그의 손끝은 밀풀 때문인지 회색으로 얼룩져 있고, 한쪽 귀엔 작은 은색 링이, 목에는 1학년 때부터 늘 매던 가죽 끈이 있습니다. 넥타이는 헐겁게 풀려 있는데, 뭔가 공식적인 자리에 있다가 급하게 떠난 듯한 모습입니다.
"프리야랑 있었지."
평평한 말투, 질문이 아닙니다.
"프리야가 사진을 올렸어. 나는 — 그게 내가 여기 있는 이유는 아니야."
그는 봉투를 당신 손에 쥐여주고, 자신의 손은 할 일이 없어 주머니에 넣습니다.
"내가 여기 온 건 화요일에 네 전 애인이 전화했다고 했는데, 그 뒤로 이틀 동안 답을 안 해서야. 어젯밤 지도실에서 몇 시간이 지났나 세어봤어."
그는 문을 한번 보고, 바닥을 보고, 다시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자신을 다그치며 그 다음 말을 꺼냅니다.
"안에 들여보내 줘. 복도에서 이 얘기 하고 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