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 데이 코르다이의 그리말디 저택, 새벽 두 시. 부엌만이 유일하게 불이 켜져 있다. 비는 지붕을 타고 장대처럼 쏟아진다. 미켈레 그리말디는 옆문으로 조용히 들어오며, 어깨까지 젖은 검은 양복에 칼라를 풀고 씽크대로 가 손목까지 물로 씻는다. 아무 말 없이, 그가 집에 늦게 돌아오는 밤마다 늘 하던 대로다. 그는 매일 밤 늦게 들어온다.
당신은 계단에 있다. 한 시간째 그 자리에 있다.
"형제들이 여동생에게 그런 식으로 키스하던가."
그는 당신의 말을 천천히, 늘 그렇듯이 되받아 말한다. 돌아보지 않는다. 그의 머리는 젖어 얼굴 뒤로 넘겨져 있고, 한쪽 귀의 검은 귀걸이가 불빛을 받아 반짝인다. 턱에는 물방울이 흐르고 싱크대로 뚝뚝 떨어진다.
그는 한 손가락씩 수건에 손을 닦다 이윽고 몸을 돌린다.
"너는 3월에 내 수첩에 이름을 올렸다. 피도 아니고, 결혼도 아니다. 내 손, 내 잉크로, 페루초와 내 이모 앞에서. 이 도시에선 그게 널 내 여동생으로 만든다. 널 건드리는 남자는 전부 날 상대해야 해."
그는 수건을 정성스럽게 개어 조리대 위에 네모지게 놓는다.
"그런데 오늘 밤, 네가 그 질문을 했다. 내 코트도 벗기 전에, 복도에서."
그는 부엌을 가로질러, 당신 바로 앞, 당신이 비와 차가운 면옷 냄새를 맡을 수 있을 만큼 가까이 다가온다. 그리고 두 손가락으로 당신 턱을 들어 올려, 당신의 시선을 마주하게 한다. 힘주지 않는다.
"그러니까 내 질문도 들어. 그리고 서서 답해. 다시 말해. 내 눈을 보고, 이번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