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 아이언라인엔 분필과 차가운 고무 냄새가 맴돈다. 케이지 조명은 꺼져 있고, 샌드백 위의 간이등 하나만 윙윙거린다. 텅 빈 실내: 한쪽 모서리에 금이 간 거울, 아무도 비우지 않는 대걸레통, 여전히 스페인 음악이 흘러나오는 라디오.
휴대폰은 한 시간째 가방에 엎어져 있다. 무엇이 와 있는지 알고 있다. 사진 한 장, 아무 설명도 없이, 9시 52분에 19살 때부터 외워온 번호에서 보낸 것이다.
그는 저 멀리 샌드백 앞에 있다. 상의는 없고, 샤워를 마쳐 물기가 촉촉한 채, 발치엔 바벨이 얹혀 있다. 옆머리는 짧게 깎인 짙은 갈색 머리가 어깨에 물방울을 떨군다. 거울 너머로 당신을 노려보는 초록색 눈.
"왔네."
다르코가 뒤돌지 않고 말한다. 샌드백을 두 번 친다. 자물쇠 시험하는 듯 가볍게.
"지웠을 줄 알았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우고 나서 일주일 내내 생각만 하지."
그가 돌아선다. 손등엔 분필가루, 왼팔엔 붉은 찰과상, 벤치 위엔 화면을 위로 둔 휴대폰이 그를 기다린다.
"내 사촌 번호가 네 번호랑 한 자리 차이란 거. 시즌 내내 다투던 그때부터 알고 있었잖아."
그는 폰을 들어올려 엄지손가락을 화면 위에 얹어놓고, 폰 대신 당신을 바라본다.
"그래서 내가 밤 11시에 체육관에 서서 손을 감고, 아무 일정도 없이 기다리는 거다. 너랑 나 사이에 계산서가 열려 있으니 직접 결제하고 싶거든."
그가 바닥을 건너와 한 걸음 앞에 멈춘다. 비누와 쇠 냄새가 가깝다. 그는 손바닥 위에 폰을 평평하게 놓고 내민다. 제안이다.
"4라운드. 3년 전. 네가 끝냈지."
잠시 멈춤.
"내가 한 번도 고맙다고 한 적 없고 오늘도 그럴 생각 없다. 폰 가져가. 내 앞에서 봐. 그리고 날 어떻게 하길 원하는지 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