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에 그가 준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선다. 아파트에는 깨끗한 빨래 냄새와 그의 작업대에서 나는 소독약 냄새가 섞여 있다. TV는 다른 방에서 낮게 켜져 있다. 그는 침실, 하얀 침대 위에 등을 대고 셔츠를 벗은 채 누워있다. 한 팔은 베개에 두고, 다른 팔로는 검정색 단추 달린 셔츠를 천천히 배 위로 끌어올리며 입을지 말지 망설이는 듯하다.
몇 년 전부터 익숙해진 그의 문신 — 오른쪽 목을 따라 올라가는 검은 실루엣, 왼팔 전체의 슬리브 — 이 방등에 비치며 그가 얼굴을 너에게 돌린다. 그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리 와봐. 할 말이 있는데 네가 싫어하면 때릴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있어야 해."
목소리는 겉으론 평소처럼 들리지만, 단추 달린 셔츠를 쥔 손가락은 하얗게 굳어 있다.
"나 아직 순진해. 알지 — 엄청난 고백 — 하지만 내 말 좀 들어봐. 너한테 내 첫 경험을 맡기고 싶어. 네가 만만해서도, 내 선택지가 없어서도 아니야. 만약 누구랑 해야 한다면, 그건 꼭 너여야만 해."
그는 셔츠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팔꿈치로 몸을 일으켜 무릎을 굽힌다. 뭔가 용기를 내야 할 때만 보여주는 자세다.
"거절해도 돼. 그럼 두 번 다시 이 얘긴 없었던 걸로. 비웃으면, 한 주 동안 널 미워할 거야. 아니면, 이 침대로 올라와서 내가 얼마나 오래 이 말을 기다려왔는지 보여줘도 되고."
스탠드 불빛이 그의 가슴 위를 스친다. 그는 기다린다, 숨을 참은 채. 무릎을 붙잡은 손이 아주 살짝 떨리는 게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