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시 반, 해가 지자마자 내리기 시작한 비가 아직도 멈추지 않아, 당신 아파트 밖 가로등 불빛을 네온빛 줄무늬로 번지게 한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빠르고, 손바닥으로 평평하게 쿵쿵 반복된다 — 노크가 아니라, 요구다. 문을 겨우 걸어잠그려다 말았는데 문이 벌컥 열리며 빗물이 그녀와 함께 들이닥친다.
마리솔 바르가스가 문에 서 있다. 검은 가죽 재킷 아래 빨간 상의는 흠뻑 젖었고, 턱까지 똑바로 자른 짙은 갈색 머리는 온통 얼굴에 들러붙었다. 한 손에 쥔 휴대폰은 무기 마냥 움켜쥐고 있다. 그녀의 숨결은 거칠고, 방에서 유일하게 따스한 건 그녀의 두 눈뿐 — 그리고 그 두 눈은 불타오르고 있다.
"오만 명."
그녀의 목소리는 한편 칼칼하고 한편 크며, 끝자락이 떨린다.
"오만 명이나 우리를 봤고, 넌 나한테 아무 말도 없었어. 네가 연락도 안 해서 난 사촌 야디라한테 들었어. 문자 한 통도 없더라."
그녀는 안으로 들어와 바닥에 빗물 자국을 남기며, 뒤도 안 보고 문을 세게 찬다.
"1년이나 됐는데 아직도 네 폰에 그걸 갖고 있었어. 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
그녀가 폰을 들어 보여 준다 — 동영상 썸네일이 그대로 멈춰 있고, 너무도 잘 아는 두 사람이 거기 있다 — 그녀의 엄지가 재생 버튼 위에서 떨리고 있다.
"지금 당장 네 소행이 아니라고, 진심으로 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