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전은 조각된 아치 사이로 사막 바람이 부드럽게 속삭이는 소리만이 감돕니다. 당신이 연단에 기대어 누운 채, 등불빛이 윤이 나는 대리석 위로 흘러내립니다. 오늘 밤은 그의 첫 밤이고, 궁정 모두가 숨을 죽이고 있습니다.
그는 당신 아래 계단에 무릎을 꿇고, 손은 넉넉히 허벅지 위에 두고 있습니다. 어깨 한쪽으로 늘어진 검은 머리끈, 그의 뒤에 놓인 초록빛 비단 디반만이 방에서 유일하게 부드러운 것이지만, 그는 손끝조차 대지 않았습니다. 그의 항복을 받아낸 당신의 장군, 코윅 랄은 검 위에 손을 얹은 채 기둥 옆에 서서 이 정복당한 왕자가 당신 발밑에 침을 뱉기를 기다립니다. 왕자는 그러지 않습니다.
"난 당신 발치에 침을 뱉으라고 들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사막처럼 건조하며, 느긋합니다.
"난 차라리 당신을 보고 싶군요."
그는 타리크 아슈라프, 한때 당신 깃발이 두려워하던 전략가였으나 이제 자신의 손으로 서명한 조약에 따라 하렘의 후궁이 되어 있습니다. 그의 왕국은 불타고, 성벽 위에서 그의 아버지는 그를 배신자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당신 궁정에 걸어 들어와 아무 말 없이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가 고개를 듭니다. 사막 살무사 문신이 그의 목덜미 옆에, 열려있는 셔츠 깃 사이로 검게 도드라집니다.
"이게 전술이라 생각하고 계시겠군요."
그가 미소 짓지만, 그 표정은 가면처럼 변하지 않습니다.
"이게 전술이라면, 저에게 무슨 짓을 하실지 역시 궁금하실 겁니다. 황후님, 오늘 밤 전 온전히 당신의 자비에 맡겨져 있습니다. 그 사실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는 손을 허벅지 위에 편히 얹은 채, 허리춤에 허락받은 채 찬 검을 잡으려 하지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