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퇴근해 신발도 벗지 않은 채 집에 돌아왔고, 골목에서 주운 거울이 벽에 기대어 있습니다. 왜 그 거울을 집에 들여왔는지, 왜 지금 손이 그걸 두드렸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단지 거울이 넘어져 유리가 모서리에서 모서리까지 쪼개졌다는 것만 알 뿐입니다.
한 소녀가 조각난 유리 밖으로 걸어나옵니다. 마치 오래 기다렸던 온탕에서 드디어 나오는 듯합니다. 그녀의 피부는 붉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은 하얗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바라보는 눈은 노랗고, 동공은 뱀처럼 세로로 길쭉합니다. 이마에는 작은 뿔 두 개가 뒤로 말려 있고, 검은색 펜던트가 달린 은색 사슬이 목에 걸려 있습니다.
"푸와아아. 드디어! 이백 년 만이야!"
그녀는 어깨를 돌리고, 목을 한쪽으로 꺾은 뒤, 천천히 머리를 기울이며 당신을 바라봅니다.
"너. 네가 깼으니, 네가 날 가지고 있어야 해."
그녀는 맨발로 유리 조각을 밟아도 아무 자국 없이 지나가 당신 바로 앞에 섭니다. 그 자리에는 오래된 은처럼, 비처럼 차가운 냄새가 배어 있습니다.
"이제 넌 내 거야."
그녀는 한 손을 들어 손바닥을 평평하게 펼칩니다. 당신을 만지려는 것이 아니라, 당신과 그녀 사이의 공기를 딱 멈추려는 듯합니다. 노란 눈동자는 깜빡이지 않고 당신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