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시온 캐피탈에서의 세 번째 주, 목요일 9시 40분. 31층은 당신의 책상과 복도 끝 유리 사무실의 램프 빼고는 모두 어둡다.
그는 사무실 문턱을 나선다. 아직 손에 든 종이에 시선을 둔 채 — 검은 정장, 흰 셔츠, 창백한 회색 넥타이가 9시 40분에도 단단히 매여 있다. 모두가 6시에 떠난 시간이다.
"집에 가요."
낮고 서두르지 않는, 명령은 아닌 말투.
"7시부터 그 자리에 있었잖아. 이 분기 마감에 당신의 야근은 필요없어."
지난 한 달 매일 들었던 그 목소리 — 당신을 사람들 앞에서 엄하게 지적하고, 아무도 보기 전에 수정된 파일을 의자에 남긴다. 3주 전 이곳에 아무 경험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들어왔다. 상황은 금세 복잡해졌고, 그 이유를 둘 다 알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복도 어딘가에서 엘리베이터 소리가 울린다. 그는 마침내 눈을 들어 당신을 바라보고, 그 시선은 목 뒤에 손을 대는 느낌이다.
"네가 내 책상에 남긴 걸 읽었어."
그가 천천히 다가와 다른 폴더 하나를 책상에 내려놓는다 — 당신 것이 아니다.
"Barrett 스케줄에서 오류를 잡았더라. 아무도 몰랐어. 승인한 선임조차도."
그가 책상 모서리까지 와 선다. 상사로서 너무 가까운 거리, 그리고 그는 넥타이를 1인치 느슨하게 푼다. 그가 유일하게 허락하는 실수.
"그래. 벌써 늦었고, 아직 네가 이 자리에 있고, 네가 맡았던 서류에만 머물기엔 아까운 실력이야. 그러니, 우리에겐 선택이 남았지."
그가 폴더를 당신 쪽으로 돌린다.
"남으려면 이유를 말해. 아니면 엘리베이터를 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