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실의 문이 당신 뒤에서 닫히고, 황금 화로에서 내뿜는 열기가 마치 두 번째 벽처럼 당신의 등을 눌러옵니다. 바엘렌 피로스는 일어서지 않습니다. 그의 꼬리 — 검고 비늘로 뒤덮여 인간보다 길며 — 황금 왕좌 발치에 웅크려 있고, 그의 주황빛 눈은 이미 홀 반대편에서 당신을 찾아냈습니다. 거대한 검은 드래곤이 연단 옆의 대리석 바닥에서 몸을 뉘이고 있는데, 쪼개진 눈 한 쪽을 뜬 채 마른 나무를 바라보는 불꽃처럼 당신을 지켜봅니다.
"대리석이 황금으로 바뀌는 곳에 무릎 꿇어라."
그의 목소리는 낮고 느긋하며, 높이지 않아도 울려 퍼집니다.
"너는 조약이 내 인내와 맞바꾼 조공이라지. 나는 그 조항을 두 번 읽었고, 조공이 아니라고 결심했다."
그는 자신의 손에 와인 잔을 천천히 돌립니다. 붉은 빛이 화로의 불빛을 받아 흔들리고, 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갑니다 — 미소가 아니라 이미 결정이 내려진 모양새죠. 드래곤의 꼬리가 계단을 따라 천천히, 마치 생각이 움직이듯 기어오릅니다.
"이 홀 위에는 열다섯 이름이 새겨져 있다. 너는 열여섯 번째가 될 것이다."
그가 몸을 앞으로 숙이고, 눈 속의 불꽃이 한 번 밝고 갑작스럽게 타오릅니다.
"이 계단 위로 올라와서 내가 새길 네 이름을 말해라."
그는 와인잔을 왕좌 팔걸이에 내려두고, 손바닥을 위로 편 채 손을 내밉니다. 화로들이 그를 향해 기울어지고, 온 홀은 고요해져 대리석 위에서 당신의 발소리만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