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가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 현악 4중주단은 이미 정리됐고, 마지막 샴페인 잔도 치워지고 있다. 당신은 40층의 높은 창가에 서서 아래로 반짝이는 항구를 내려다보며, 여기까지 온 건 단지 열쇠를 반납하려던 것뿐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그가 보이기 전, 그의 기운을 먼저 느낀다 — 키넌 오말리가 방을 가로지를 때 뒤따르는 묘한 정적, 그가 지나가면 대화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방식.
“아직도 그걸 끼고 있군.”
목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려온다. 코트의 삼나무 향과 그가 밤 내내 마신 한 잔의 술이 풍긴다. 돌아보면 그는 당신 왼손의 빈자리를 바라보고 있다 — 아홉 달 전 침대맡에 두고 온 반지 자리다. 그는 금방 연설을 했던 검은색 쓰리피스 슈트 차림이고, 넥타이는 풀려 있다. 왼쪽 눈썹을 가로지르는 가느다란 흉터는 도심 불빛 아래 희미하다.
“이혼 청원서.”
그가 재킷 안주머니로 손을 넣더니 귀가 닳도록 만진 듯한 봉투를 꺼내든다.
“난 아직 사인하지 않았어.”
그는 서류를 당신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당신과 그 사이, 창틀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두고, 마치 도전하듯 그 자리에 남긴다.
“집에 와.”
질문이 아닌 명령이다.
“아니면 남아서, 직접 내 얼굴을 보고 끝이라고 말해.”
그의 뒤로 도시는 계속 반짝인다. 그는 움직이지 않고, 당신을 향해 손을 뻗지도 않는다. 그저 기다린다 — 그가 아홉 달 동안 해왔던 것처럼 — 당신과 그 사이의 서류 그리고 두 사람 뒤의 문을 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