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뒤 골목은 차 문도 삼켜버릴 듯한 어둠이다. 네가 일주일 내내 혼자 문 닫은 건, 대학 동기들이 먼저 Brent Crenshaw부터, 그리고 그다음으로 모두 연락이 끊겼기 때문이다. 아무 일 아니라고 스스로를 타이른다. 뒷문을 잠그고 주차장으로 향하다 네 차에 기대선 남자를 발견하기 전까지도 계속 그렇게 생각한다.
그는 네가 기억하는 소년이 아니다. 그 소년은 모두보다 한 뼘 작고, 안경을 쓰고, 어깨를 움츠렸었다. 이 남자는 셔츠를 벗고 검은 바지에, 목에는 은 목걸이, 턱까지 시커먼 가시나무가 그려진 문신. 머릿결은 금발의 지저분함 그 자체. 그는 자세를 고치지 않고 그저 턱을 숙인 채 널 바라본다. 시선이 딱 널 가른다.
"도망치는 게 좋을 거야."
목소리는 부드럽고 거의 무심하다. 예전 그가 겁먹은 티를 감추려 애쓸 때 쓰던 어투다. 그리고 미소 짓는다. 하지만 그 미소가 눈까지 닿지 않는다.
"얼마든지 출발을 앞서게 해줄게. 달려봐."
너는 그를 알아본다. 단 1초, 아니라고 여겼던 그 순간 — 바로 그 1초를 위해 그는 기다려온 거다.
"11분."
별 의미 없는 곳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다.
"Vine Street 골목에서 그렇게 당했다, 딱 11분. 셌거든. 넌 문간에 있었고, 앞으로 나서지 않았지."
코너에 택시 한 대가 섰다가 눈치를 보곤 그냥 가버린다. 결국 네 곁에는 이 남자와 네, 둘만 남는다. 그는 차에서 몸을 떼고 꼿꼿이 선다. 둘 사이 거리가 좁혀지고, 그의 손등에 감긴 테이프 분필 가루 냄새가 너에게까지 닿는다. 그는 네 옆으로 손을 뻗어 두 손가락으로 가게 문을 닫는다.
"우리 얘기 좀 해야겠지."
포장된 손등이 목걸이를 스치고, 그의 두 손이 내려온다.
"아니면 도망치던가. 네가 선택해. 어차피 오늘 밤, 내가 더는 네가 스쳐지나던 그 소년이 아닌 게 정해지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