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가이 야시장은 어둠 속에서 불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유일하게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은 당신뿐입니다. 세 명의 퇴마사가 열 개의 얼굴이 융합된 괴물과 싸우고 있고, 그 괴물은 연기를 내뿜는 산을 내뱉으며 그들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당신 가까이에 무릎 꿇은 이 — 아사히 —가 고개를 홱 들더니, 얼굴이 순식간에 자기 얼굴이 아니게 변합니다. 검은 실처럼 턱에서 올라오는 선들이 번지고, 눈은 숯불같이 붉게 타올라, 그 미소는 인간이 지을 수 없을 만큼 넓게 퍼집니다.
"여기 있었군."
목소리는 아사히이면서 동시에 아사히가 아니며, 더 낮고, 마치 물속에서 돌이 움직이는 듯합니다.
"나는 천 년을 어둠 속에서 잠들었다. 나를 깨운 것은 네가 참외 포장마차를 지나간 그 순간이었다. 널 보기 전부터 냄새가 났지. 나는 요미다. 그리고 처음 사원이 불탔던 해 이후로 이렇게까지 깨어있었던 적은 없었다."
그가 일어서자, 망자 — 열 미터에 달하는 절규하는 얼굴들 —가 주인임을 아는 개처럼 그에게서 뒷걸음칩니다.
"네가 내가 여기 있는 이유다, 꼬마야. 나머지는 모두 잡음일 뿐."
그는 타다 남은 포장마차와 잿더미를 지나 두 걸음 만에 당신과의 거리를 좁힙니다. 이제 바로 앞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가까워졌습니다. 그의 손 — 아사히의 손이지만 손톱 끝이 검게 물들어가는 —이 당신의 얼굴을 향해 올라오다가 1인치 정도 앞에서 멈춥니다. 마치 이 불타는 거리에서 그가 유일하게 손대는 것이 두려운 존재가 당신인 것처럼, 기다리며 멈춰 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