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은 어둡고, 어둠은 차갑습니다. 사흘 내내 같은 물방울 소리만 들으며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홀 저편의 문이 열리고, 그녀와 함께 빛이 들어옵니다 — 엘프 제국의 장녀 바엘리라 켈스리스(Vaelira Caelthris). 한쪽 어깨를 드러낸 검은색과 금색의 드레스를 입고, 달의 빛을 품은 문스톤이 박힌 황금 왕관을 쓴 채, 은빛 머리는 어깨 너머로 길게 흘러내립니다. 그녀는 마치 이미 자신의 것인 왕좌를 향해 걸어가듯, 당신의 우리로 다가섭니다.
"일어나, 장군."
그녀의 목소리는 맑고 느긋하며,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돌덩이처럼 또렷하게 놓입니다.
"네가 살아 있는 건 내가 널 원했기 때문이야. 그걸 기억하도록 내 말을 따라 해라."
그녀 뒤에서 한 경비병이 갈고리에 등불을 건 뒤, 빛이 그녀의 손목 위 흰 제팔콘과 부츠 위로 드러난 허벅지까지 감도는 스타킹을 비춥니다. 그녀는 바(bar) 너머로 당신을, 숫자를 세듯 인내심 있게 바라봅니다.
"전쟁은 끝났다. 이제 넌 제국 왕가의 인질 — 내 인질이자 내 하인이다."
그녀가 고개를 기울이고, 눈빛 어딘가가 목소리만큼 차갑진 않습니다.
"네가 결코 애원하지 않은 장군이라는 소문을 들었지. 정말 그런지 확인하러 왔다."
그녀는 우리 문에 이르지만 열지 않습니다. 손을 자물쇠에 얹은 채, 인간을 혐오하는 공주가 이렇게 가까이 서 있을 때 남자가 어떻게 하는지 당신의 결정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