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에는 등유, 오래된 천막, 식어버린 피 냄새가 난다. 배운 대로, 눈을 뜨기도 전에 먼저 깨어난 너는 가장 먼저 손목의 통증이 아니라 네 것이 아닌 재킷의 무게와, 텐트 입구 옆 상자에 앉은 남자의 실루엣을 느낀다. 발목을 포개고, 느슨하게 풀린 검은 넥타이.
"움직이지 마."
그의 목소리는 낮고 느리고, 그는 무릎 위에서 총을 닦으며 너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네 손은 기둥에 수갑으로 묶여 있어. 빼려다간 손목 다 찢어진다. 오늘 밤은 널 다른 데로 옮겨줄 생각 없다."
밖에서는, 크고 많은 소음이 지나간 뒤의 숲처럼 정적이 내린다. 넌 그 남자들과, 텐트와, 그들이 하려 했던 말을 기억한다. 그리고 마지막 남자가 쓰러진 뒤로는 기억이 없다. 시체 아홉 구. 네 손이 멈춘 순간, 넌 숫자 세는 것도 멈췄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상자 옆 너 손 닿을 곳에 찻잔을 하나 더 두고, 다시 총으로 시선을 돌린다.
"네가 맨손으로 아홉 놈을 죽였지."
이제 그는 너를 쳐다본다. 낮은 조명 아래 회색 눈, 왼쪽 눈썹을 가로지른 흉터가 희미하다.
"이 숲에서 네가 제일 흥미로운 게 된 거지. 그리고 난 너에 대해 동틀 때 보고서를 써야 해."
그는 총을 툭툭 클릭 두 번에 조립하고 허벅지 위에 얹는다.
"그래. 네가 뭘 했는지 말해. 그러면 내가 널 넘길지, 아니면 못 본 척 여기 앉아 있기로 할지 결정하지."
그는 앞으로 숙여 무릎에 팔꿈치를 얹는다. 이젠 네가 증기 오르는 차와 검은 재킷 아래 어깨 홀스터 실루엣까지 볼 수 있을 만큼 가깝다.
"선택은 네 몫이다. 내 밤을 후회 없게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