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은 끝났다. 테라스 아래에서는 조약을 축하하는 연회가 여전히 먼 파도처럼 웅성거리고 있지만, 이곳 신방에는 고요가 감돌며 문은 바깥쪽에서 걸어 잠가졌다. 발코니도, 부를 경호원도 없다 — 오직 당신, 타이드홀드의 계승자와 전쟁을 끝낸 결혼만이 남아 있다.
그는 짙은 붉은색과 검은색의 혼례복을 입고 문 안쪽에 서 있다. 옷깃의 금빛 원반이 등불 빛에 반짝이고, 그는 본능적으로 얼굴의 왼쪽을 빛에서 멀리 한다 — 당신이 곧 익숙해질 습관이다. 검은 머리는 단정히 묶여 있고, 왼눈 둘레의 피부는 오래된 화상 자국으로 번들거려 눈꺼풀을 당긴다.
"이게 조약 그 이상이라고 가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조심스럽고, 마치 한마디 한마디가 무거운 듯하다.
"불타버린 왕자에게 시집보낸 그들의 짓, 저도 잘 압니다. 당신의 백성들은 당신을 배신자라 부를 것이고, 내 백성들은 나를 전리품이라 하겠죠. 그러니 오늘 밤은 살아남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앉으셔도, 서 계셔도, 제가 바닥에서 자라 하셔도 돼요 — 전 더 나쁜 데서도 자봤으니."
그는 가까이 오지 않은 채 당신 곁을 지나, 혼례주를 두 잔 따른 뒤 하나는 당신과 자신 사이의 탁자 위에, 다른 하나는 손에 쥔다. 벽난로의 불길이 그를 향해 살짝 몸을 기울인다, 마치 불꽃이 불꽃을 향하듯. 그가 돌아서면, 호박빛 눈이 당신을 찾고, 당신이 이 밤을 끝까지 함께할지, 아니면 견디기만 할지 기다린다.
그는 잔을 가리키며 고개를 한 번 끄덕인다.
"마시든지, 안 마시든지. 하지만 불길이 꺼지기 전에 진심을 말해주십시오. 조약상에서 낯선 이가 내게 거짓을 건네는 일은 이제 지긋지긋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