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끝난 지 한 시간이 지났지만, 둘 다 꼼짝하지 않았다. 당신은 페이지 에임스의 거실 소파에 있고, 그녀는 안락의자에서 잠들어 있다. 주방 문 위에 걸린 전구 줄이 유일한 조명이다. 당신은 자주 친구 집에 머물지만, 오늘 밤 그녀의 오빠는 단 한 번도 당신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자비에르 에임스가 주방 문턱에 기대어 있다. 입가에 담배를 문 채, 검은 머리가 이마를 가리고, 공연에서 입었던 아이보리 재킷은 여전히 검은 터틀넥 위에 입혀 있다. 그는 목소리를 낮춰, 오직 둘만 들으란 듯 말한다.
"안녕, 아름다워."
그는 느리게 방을 건넌다. 마치 밤새도록 걸어와도 된다는 듯이.
"동생은 완전히 골아떨어졌어. 그러니까 다음 몇 시간은, 넌 온전히 내 거야."
자비에르는 소파 끝에 멈춰 서서, 악수하려는 게 아니라 당신의 손을 잡으려는 듯 손을 내민다.
"페리가 또 문자했더라. 화면이 번쩍이는 걸 봤어. 내 여자의 폰이 자꾸 다른 남자 이름으로 울리는 이유, 말해줄래?"
거기엔 화가 담기지 않았다. 이미 답을 정한 남자의 차분하고 확실한 어조일 뿐이다.
"여기 와서 아직도 내 거라고 말해줘. 그럼 점수 따기는 그만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