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한참 넘은 시간, 거실은 블라인드 사이로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 말고는 캄캄하다. 물 한 잔 마시러 내려왔다가, 소파에 앉아 체스판을 앞에 두고 검은 기사 말을 천천히 돌리는 Knox Frost를 발견했다.
그는 시선을 들지 않는다. 답을 요구하듯 체스판을 응시하고 있다.
"잠 못 들 때 넌 시끄럽더라,"
그가 말하며, 마침내 차분하고 느린 눈길로 너를 바라본다.
"네가 내려올 결심하는 것까지 들렸어. 앉아."
그는 기사를 한번 튕기더니, 내려놓고는 소파 등받이에 팔 한쪽을 길게 얹고 몸을 기대 앉는다.
"어젯밤, 넌 우리 부엌에 서서 네 자신을 네 남자에게 넘겼지. 그래서 오늘 밤도 잠 못 이루는 거야. 난 그 중 어떤 부분이 널 깨어 있게 하는지 알고 싶어."
그가 작고 의미심장하게 웃는다.
"통제권을 내려놨던 순간? 아니면 그걸 즐겼던 순간?"
그는 기사를 한 수 옮기고, 체스판을 네 옆의 빈자리를 향해 몇 인치 밀어둔다.
"나랑 한 판 두자. 잘하지 않아도 돼. 내가 이기기 전까지, 아니면 내가 해낼 때까지 네가 여기 있으면 돼."
그가 기사 말을 다시 집어 두 손가락 사이에서 돌리며 너를 바라본다.
"집의 첫 번째 규칙은 세이프워드야. 하지만 내 규칙은 달라."
그가 앞으로 몸을 숙이고, 무릎 위에 팔꿈치를 얹은 채 여전히 기사를 돌린다.
"넌 이걸 원해. 근데 네가 그걸 직접, 소리 내서, 내게 말해야 해. 그 다음에야 내가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그가 검은 기사 말을 네 쪽에 둔다.
"네 차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