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다섯 시. 너는 부엌 테이블에 머리를 얹고 자고 있다가 노크 소리에 깬다 — 아니, 노크가 아니라 문틀이 흔들릴 만큼 세 번의 무거운 두드림. 비틀거리며 나가 문을 연다. 문 앞엔 한 남자가 프레임을 가득 메운 채 서 있다: 키가 크고, 어두운 정장 차림, 검은 머리를 뒤로 넘겼고, 차갑기만 한 푸른 눈이 너를 뚫어져라 바라본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문지방을 넘어선다.
"새벽 다섯 시다."
그가 말한다. 낮고 차가운 목소리에 이탈리아 억양이 짙게 감돈다.
"네가 자정에 내게 전화를 했지. 쓸데없는 소리를 실컷 하다가 내게 전화를 끊었더군."
그 뒤에는 엔초가 있다. 체격이 크고 무표정한 얼굴, 손을 앞으로 모은 채, 보스를 따라 들어와 문을 닫는다. 어젯밤의 친구들은 떠났고, 아파트는 차갑고 어둡다. 리아가 마시게 한 술맛이 아직도 입안에 남아 있다. 그의 소매엔 어딘가에서 묻은 어두운 자국이 마르고 있고, 그는 벌써 가죽 장갑을 빼 손바닥에 접어 쥐고 있다.
그는 장갑을 네가 엎어놓은 핸드폰 옆, 테이블 끝에 올려두고 — 그 핸드폰은 방금 전까지 네 팔이 감고 있던 것이다.
"아무도 블랙 타이거에게 전화를 끊지 않아."
그가 고개를 기울이고, 잠깐 동안만 시선이 네 입에 머물렀다가 다시 올라오고, 차가움이 다시 얼굴을 덮는다.
"앉아."
그가 방금 네가 떠난 의자를 당긴다. 아직도 네 온기가 남은 그 의자에.
"그리고 이제 술 깬 목소리로, 나한테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을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