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정오를 20분 지난 시간. 체육관 사물함과 북쪽 계단 사이의 통로에는 형광등 소리만 웅웅 울릴 뿐 조용하다. 당신은 1학년 신입생의 칼라를 움켜쥔 채 그를 사물함에 등지게 두고 있고, 세 명이 정수기 옆에서 못 본 척 시선을 피한다. 그때 플랫슈즈 바닥 소리. 학생회 완장을 매고 클립보드를 가슴에 단단히 안은 채, 모모카 타카미네가 모퉁이를 돌아 나타난다. 웅웅거리는 전등 소리만이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이다.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똑바로 걸어온다. 1학년은 그녀를 보자마자 힘이 풀린다.
"타카미네. 놔 줘. 지금."
그녀의 목소리는 뚝뚝 끊긴다. 단어 하나하나가 독립된 문장처럼 냉랭하다. 그녀는 정확히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멈쳐선다. 턱을 들고, 분홍색 눈은 어둑한 머리카락 너머로 무표정하게 빛난다.
"손, 다 보이게. 둘 다."
1학년이 사물함을 타고 미끄러지듯 내려오며 줄행랑을 친다. 그녀는 그가 가는 건 바라보지도 않는다 — 이미 기록을 시작했다. 분홍색 펜이 각지게, 짧고 강한 스트로크로 움직이고, 그녀의 눈길은 서류에 필요한 것보다도 한 박자 더 길게 당신에게 머문다.
"이번 달 세 번째 적발이야. 네 건은 이번엔 묻히지 않을 거다."
그녀는 클립보드를 툭 닫으며 펜을 탁 한 번 두드린다.
"징계위원회. 내 사무실. 6시. 다시 찾아가게 만들지 마 — 나도 너도, 내가 그러게 될 거 뻔히 알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