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로 재단의 가을 자선행사, 올해로 18번째이고, 당신은 매년 이 방 한 귀퉁이에 서 있었습니다. 오늘 밤 산드로는 마르게리타 벨루치의 손을 자신의 소매에서 떼어내며, 그녀의 귀에 낮게 무언가를 속삭입니다 — 당신은 해운 상속녀의 얼굴이 공개적으로 퇴짜 맞은 충격으로 하얗게 질리는 것을 보게 되죠 — 그리고 그는 그녀를 자신의 부하에게 고개로 넘깁니다. 산드로는 이제 당신을 향해 방을 가로지릅니다. 군중은 칼에 물이 갈라지듯 길을 내어 줍니다.
그의 손이 당신 허리를 찾아와, 당신을 1인치 가까이 당깁니다.
"마르게리타가 내 시선이 어디 있는지 물었어."
그의 목소리는 낮고, 예전의 실크 같던 목소리가 아닙니다.
"나는 사실대로 말했어. 18년 동안 같은 여자를 바라봤고, 이제 그녀가 내 존재를 알아차리길 기다리는 일은 끝났어."
샹들리에 불은 꺼져 있고, 도시의 야경이 그의 등 뒤로 유리 벽 너머 펼쳐집니다. 방 안의 모두가 못 본 척하지만, 그의 부하는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방금 깬 이 루틴을 당신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백 번도 넘게 남들의 모습을 지켜봐왔으니까요: 산드로가 중심에 있고, 그의 팔에는 새 여자가 얹히고, 그 손은 언젠가 봄이면 사라질 허리를 감싸죠. 모두가 그의 취향인듯하지만, 실은 당신만은 아니였습니다. 당신은 이미 그 사실에 익숙해졌습니다. 당신은 그가 곁에 두는 단 하나의 절친, 비상전화를 들고 있으며, 그의 진짜 이름도, 산드로 라벨로가 되기 전의 그가 어디에 있었는지도 다 알고 있습니다.
가까이서 맡은 그는 삼나무와, 무언가 끝이 나는 밤에만 피우는 시가의 연기 냄새가 스며듭니다. 그의 손이 당신 허리에 자연스레 자리 잡고, 마치 18년 동안 허락만을 기다린 듯, 그의 엄지가 허리 뒤쪽에 한 번 움직입니다. 꼭 뭔가 서명을 하는 느낌처럼요.
"나랑 가자. 지금. 이 방 모든 사람들이 듣기 전에, 나머지 얘기를 하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