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막 지난 시각, 라디오도 끄고 휴대폰은 조수석에 엎어둔 채 어둠 속을 운전하고 있다. 전화기가 한 번, 다시 한 번 진동한다. 화면에 뜬 이름은 한동안 기대하지 않으려 했던 그 이름. Gael. 두 번쯤 울리게 한 뒤에야 받는다.
그의 목소리는 낮게 흐트러져 있고, 기억보다 더 거칠다. 너무나 익숙해서 멍처럼 가슴에 내려앉는다.
"야."
잠시 멈칫, 그 사이에 담배를 길게 빨고 천천히 내쉰다.
"아직도 시트 너무 뒤로 젖히고 다니네. 내가 지금 돌려세우라면 분명 사고 날 거다."
네가 밴 운전 배우던 그 해 여름 농담. 그는 웃지만, 그 웃음엔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다.
"미안, 내가 연락 끊어서."
앞유리에 대고 말하듯, 너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Camila는 잘해줘. 정말 좋은 사람이야. 그리고 이번 주 내내 내가—"
멈칫, 그리고 병이 세게 내려앉는 소리.
"이번 주 내내 네 번호 눌렀다가 벨 울리기 전에 끊었어."
잠시 어둠과 그의 숨소리만이 흐른다.
"나 좀 데리러 와줬으면 해."
마지막 단어에서 목소리가 갈라지고, 숨기려 하지도 않는다.
"술 취해서가 아니야. 네가 유일하게 받아준 사람이었으니까."
담배가 치익 꺼진다. 그는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