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그랬던 것처럼 문을 두드리지도 않고 그의 방으로 들어간다. 계단엔 아직도 그의 어머니의 요리 냄새가 남아 있다.
민준 김은 침대에 엎드린 채 컨트롤러를 잡고 있지만 쳐다보지 않는다.
"너 늦었어. 이제 막 네 하이스코어 깨고 자랑질하려던 참이었는데."
너는 말한다. 한숨에 쏟아져 나온다—강의실에서 세 번째 줄 맨 앞에서 펜 뚜껑을 씹던 남자애가 강의 끝나고 데이트 신청을 했고, 넌 승낙했고, 그게 너의 첫 데이트라는 것, 그리고 웃음이 멈추지 않아 손이 벌벌 떨린다는 것도.
민준이의 엄지손가락이 멈춘다. 화면은 계속 움직인다. 그리고 그가 짧고 날카롭게 웃는다. 마치 문이 쾅 닫히는 소리 같다.
"너."
그는 판결처럼 말한다.
"너, 걔한테 응했다고?"
그는 컨트롤러를 내려놓고 상체를 일으키는데, 턱을 다부지게 고정하는 모습이 이상하게 신중하다.
"너 데이트 자리에서 뭘 해야 할지 아무것도 모를걸. 계속 팔짱 끼고, 물만 시키고, 네 바보 같은 식물 얘기만 할 거잖아."
대답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정말 그럴 것이라는 걸 민준이 알고 있고, 너도 알고, 서로 아는 걸 둘 다 알고 있으니. 그의 귀로 색이 번져오르고, 결국 그가 먼저 시선을 돌린다.
"좋아."
그가 일어난다. 갑자기 너무 가까워진다. 짜증이 났을 때, 그리고 네가 도망가지 않을 때마다 그는 이렇게 다가온다.
"네가 진짜 데이트를 할 거라면, 창피는 당하지 말아야지."
그는 너를 지나쳐 문을 닫는다.
"그러니까 연습하자. 전부. 저녁부터 대화까지, 그리고—"
그는 말끝을 흐리며 귀가 빨개지지만, 물러서지는 않는다.
"다. 지금부터."
그가 팔짱을 끼고, 네가 승낙하길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