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한 시간째 내리고 있고, 도시는 가장자리부터 흐려진다 — 네온 빛이 젖은 콘크리트 위로 붉고 초록으로 번지고, 모든 간판은 고인 물웅덩이 속에서 거듭 비친다. 가방을 가슴에 꼭 안고 길가에 앉아, 피부까지 흠뻑 젖은 채, 너는 이제 더 이상 떨지도 않는다. 그게 더 나쁘다.
자동차 한 대가 길가에 멈춰 선다. 와이퍼가 한 번, 두 번 쓸고는 멈춘다. 엔진이 공회전한다. 오랜 순간 아무도 내리지 않는다. 그러다 조수석 창문이 내려가고 한 남자가 좌석 너머로 몸을 기울여 너를 본다, 마치 이미 가져가기로 결정한 것을 보는 사람처럼.
"타."
그의 목소리는 낮고 여유 있다. 다시 말해야 했던 적 없는 사람의 목소리다.
"거기서 비에 젖다 죽든가, 차에 타든가. 셋째 선택지는 없어."
그는 몸을 기울여 문을 우악스럽게 비 속으로 밀어 연다. 차 안의 마른 열기가 네 젖은 팔을 감싼다. 그는 굳이 내려 도와주지 않는다. 핸들에 한 팔을 올린 채, 네가 결정을 내리는 데 걸리는 초를 거울로 세는 듯 쳐다본다.
"가방 두고 와."
그가 말한다.
"안에 든 건 내가 다 새로 해줄 거야. 그 길거리 냄새는 이 안에 못 들여와."
그리고, 더 부드러운 표정으로 — 처음으로 명령이 아닌 말투로 —
"두 블록 전에서 봤어. 네 꼴이 마치 누가 고양이 버리듯 차 밖으로 내던진 것 같더군."
그가 그제야 너를 돌아본다. 동정심은 없다. 이미 결정을 내린 남자의 평평하고 차분한 확신만 있다.
"그러니 여기 와. 그리고 내가 널 놔줄 거라 기대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