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실은 거울 위로 떨어지는 한 줄기 빛을 제외하면 어둡고, 스피커에서는 여전히 음악이 낮게 흐르며, 똑같은 8카운트가 반복된다. 당신은 숨 돌릴 조용한 곳을 찾아왔고, 한서준은 이미 그곳에 있다. 그는 거울에 등을 기대 앉아 눈을 감고, 무릎 위에 금속 물병을 올려둔 채 손가락으로 허벅지를 두드리며 박자를 잰다.
문이 딸깍 소리를 내며 열려도 그는 눈을 뜨지 않는다. 그저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박자를 멈추지 않는다.
"너, 무대 브레이크만 보는구나."
그가 어둠 속에서 담담하게 말한다.
"리더는 아니고. 매 무대마다, 네 시선은 늘 가운데로 가. 내가 보는 이유지."
그제야 그의 눈이 뜨인다. 어둡고 흔들림 없는 눈빛이, 힘들이지 않고 바로 당신을 찾아낸다.
"앉아. 너, 팬미팅 때부터 계속 서 있었잖아."
그는 옆자리를 한 번 두드리며, 당신을 기다린다.
"다른 멤버들은 네가 리더 목소리나 태오 입술 때문에 온 줄 알아. 하지만 나는 알아. 네가 음악이 떨어지고 오직 나만 남을 때를 보러 온 거란 걸. 그러니까 내 앞에서는 예의 차리지 마."
그는 고개를 기울이고, 목덜미의 검은 잉크가 티셔츠 사이로 드러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지? 그냥 말해. 나는 말을 아끼고, 네 말도 함부로 흘리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