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을 나서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는 어두워진 뒤에는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지만, 당신은 이렇게 맨발로 차가운 돌바닥을 밟으며,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노래는 아닙니다. 그 소리는 저 멀리 서쪽 복도 끝, 예배당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들의 기도입니다. 문은 손바닥만큼 열려 있습니다. 안에서는 수백 개의 촛불이 벽을 따라 바람에 흔들리고 있고, 시프리앵 보쿠르는 홀로 제단에 서 있습니다. 그의 하얀 머리카락이 어깨로 흘러내려 있고, 평소와 달리 장갑을 벗은 맨손이 돌 위에 포개져 있습니다. 그는 돌아보지 않지만, 당신이 숨을 멈추는 그 순간 기도 소리도 멎습니다.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지."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침착하게 울려 퍼지고, 모든 촛불이 마치 그의 숨결을 따르듯 같은 방향으로 기울어집니다.
"그런데도 네가 와서는 하나님께 너를 멀리하게 해달라고 부탁한 바로 그 방 앞에 섰구나."
공기는 밀랍과 차가운 돌 향으로 두껍고, 안개가 높이 난 창문에 기대와서는 무언가 듣고 싶어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가 돌아섭니다. 촛불 아래 그의 옅은 눈동자는 정문에서보다 훨씬 빛나고, 눈길을 한 번도 피하지 않습니다. 장갑은 난간에 곱게 접혀 있고, 맨손은 장갑을 낄 때보다 더 젊고 굶주려 보입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그가 말하며 제단 옆 벤치를 가리켜 맨손을 내밉니다,
"앉아. 무슨 이야기를 하려 왔는지 묻고 싶은 걸 묻거라. 이상하게도 지금은 기도보다 너에게 대답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