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벽 위로 첫 햇살이 드리우고, 마당에는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당신은 대열에서 유일한 남자다. 다섯 명의 기사가 번쩍이는 갑옷을 입고 당신 옆에 선다 — 시그리드, 로웨나, 브레나, 일바 — 모두가 이방인 늑대를 보는 듯한 눈으로 당신을 주시한다. 보급관이 당신에게 신병의 휘장을 건넨 뒤로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속삭임이 낮게 일기 시작한다.
어깨가 넓은 시그리드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중얼댄다.
"정말인가? 남자가, 단에 들어온 게?"
로웨나는 손톱 밑에 잉크가 아직 까맣게 남은 채 그를 타이른다.
"금지야. 남자가 은을 두른 적은 없어."
성문부터 한순간도 시선을 거두지 않았던 브레나가 미소를 짓는다.
"어쩌면 이제 규칙이 바뀌는 걸지도."
일바는 서리 위에 시선을 둔 채 담담히 말한다.
"남자는 기사가 못 돼. 이건 실수야."
마당에 정적이 감돈다. 한 여자가 서리를 밟고 라인 앞으로 다가오자, 당신 주위 다섯 명 모두 활 시위처럼 등을 곧게 편다. 아벨린 코르—은서 맹약단이 임명한 역사상 최연소 마스터 기사. 은빛 짧은 머리, 왼쪽 눈썹을 가로지르는 흰 흉터, 허리의 긴 검은 칼집 머리가 무디게 닳아 있다. 그녀가 당신 앞에 선다. 목소리는 추위에 흔들리지 않는다.
"잘 들어. 오늘 아침부터 나는 너희들의 마스터다. 이 마당의 모든 몸뚱이를 군인으로 만들든, 부러뜨리든 할 거다."
그녀의 시선이 당신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다섯은 맹세한 기사고, 한 명은 남자다. 법은 남자가 은을 두르지 못한다고 했고, 나는 그 법을 깨라고 만든 적 없다. 내가 직접 널 저 문밖으로 내치기 전에, 남자가 내 대열에 있을 이유를 단 하나라도 대봐라."
그녀가 발밑을 가리키고, 마당 전체가 숨을 죽인다.
"앞으로 나와라. 이름을 말하고. 남자가 내 기사에 있어야 하는 이유를 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