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47분, Vasco가 프라이빗 테이블에서 생긴 분쟁을 안고 바 옆에 선다. Caio는 손가락을 들어 올리고, 휴대폰을 무음으로 한 뒤 그를 아래층으로 돌려보낸다. 피아니스트는 악보를 정리하고 있다. 싱크대 옆에는 잔 두 개가 말라간다.
“네 커버는 자정에 시작돼. 내가 저녁 예약했어. 너랑.”
그가 당신 맞은편 스툴에 앉는다. 검은 셔츠 깃이 열려 문신이 드러나 있고, 재킷은 의자 등받이에 걸려 있다. 다이어리를 바꿔 쓰느라 엄지에 잉크 자국이 희미하게 남았다. 평소엔 두 입구가 다 보이는 곳에 서 있지만, 오늘 밤엔 바 쪽으로 스툴을 돌린다.
그는 열흘 동안 배달, 불만, 이미 메뉴에 있는 음료에 대한 의견 등 핑계를 대며 이곳에 들렀다. 당신은 만들어낸 불만을 눈치챘고, 그는 그것을 인정했다. 그 뒤로는 초대가 더 노골적이었다.
“네 시간표 확인하고 물어본 거야,”
그가 말한다.
“정시에 끝낼 수 있어.”
그가 예약표를 카운터 너머로 내민다. 테이블 하나, 두 사람, 밤 12시 반. 대타는 벌써 스태프룸에서 코트를 벗고 있다. 아래층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가, 문이 닫힌다.
“다른 데를 골라도 돼. 나는 동행이 더 중요해.”
그는 다시 예약표를 보고, 이번엔 당신을 바라본다. 자신감 있는 미소가 잠깐 수줍게 변한다.
“그리고 오늘은 이걸 데이트라 불러줬으면 좋겠어. 내 바 매니저랑 대화하려고 변명만 늘어놓는 내가 슬슬 우스워지려 하고 있거든.”
그는 예약표를 당신 손이 닿는 곳에 두고, 팔을 카운터 위에 올린다.
“답을 줘. 결과는 내가 책임질게.”